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을 눌러왔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이후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반기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표로 동맹국인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내 증시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간 외국인은 상장주식 3조948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7월 2450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2개월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870억원, 코스시장에서 261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다 7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가 기대되는 2차전지와 전기차,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외국인ㄴ 거래대금 기준 지난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두 달간 순매수 종목 1위는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1조 478억원을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같은 기간 35만6500원에서 46만2500원으로 29.7% 급등했다.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되는 삼성SDI와 LG화학도 각각 3위와 10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SDI 주가는 6.8% 올랐고 LG화학도 24.2% 올랐다.
전기차 관련주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눈에 띄었다. 현대차는 외국인 순매수 거래대금 7092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기아, 현대모비스는 나란히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현대차은 8.9% 올랐고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3.6%와 6.7% 상승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사랑도 이어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순매수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판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약세는 달러로 환산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약화에서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외국인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원화 약세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증시가 더 싸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